해야할 일들이 투성이인 요즘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와서 잠만 자거나 종일 머리가 아파서 누워있거나 하다보니
사람하나 만나는 일조차 계속 미뤄지고 늦어진다.
적당한 생활비를 벌고자 하는 일은 가끔이라 힘들다 투정부리진 못하겠지만
아주 긴 휴식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인것 같다.
토요일, 얼마만의 한강이었는지
강 위로 흐르는 불빛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곁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도 없고, 그때의 나도 없다.
자꾸 누군가 긴 여행 후에 방황하는거냐 하는데
그다지, 낯설음이나 어려움은 못 느끼는데
현실과 꿈에서 헤메인다기보다는
예전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버려서
예전의 내 생활로 돌아갈수가 없길래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생활을 찾아가야 하더라.
정신없어서 인지 정신놓고 지내서인지
책도 안 읽고 그림도 그리지 않는다.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디어도 좋고, 무엇을 해도 좋겠지만
간간히 떠오르는 그리움이나 애틋함은
여행중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기전의 나다.
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간,
이제는 예전 이야기지 하고 쓴웃음 짓게되는
누군가의 기쁨이기도 했고
누군가의 아픔이기도 했던
나와 너와 그 사람과 그 시간들이
자꾸만 맴돌고, 나는 어쩔수 없다 생각한다.
그리워하며 눈물짓던 어린 나는 없고
담담해진 내가 있을 뿐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언젠가 이별을 고하게 되면
또 다른 나를 떠올릴테고
사랑했던 이를 다시 한번 만나게 되면
바보같았던 나를 떠올리겠지.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소중하지만
그 곁의 내 모습은 그다지 좋지 않구나.
그래도 나를 아껴줘서 너무나 미안하고, 고맙다.
아직은 날이 더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오늘은 햇빛도 지나치게 따뜻하고
해야할 일은 자꾸만 미루게되고
생각도 멈추고
곧 떠날 방안은 답답하기만 하더라.
장미꽃이랑 라일락은 바삭바삭하게 시들어버렸다.
태그 : 늦은저녁





